안녕하세요.
지난번 Air Conditioning에 이어 작성하려했던 유압 강좌 생각이 나서 오랜만에 다시 글을 적습니다.
사실 유압 부분은 기본적인 동작 원리만 알고나면 적용되는 곳이 뻔하기 때문에 딱히 파고들 내용이 없습니다.
따라서 이번 글은 상세한 설명보다는 기본적인 유압에 대한 쉬운 이해를 목적으로 삼았고, 그림도 많이 포함되었습니다.
많은 그림으로 인해 글이 다소 길어보이지만 실제 분량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간단한 설명 후 지난 강좌와 마찬가지로
상용기에서 접해볼 수 있는 부분을 살펴보겠습니다.
이 글은 플심에서 납득할만한 정도의 수준을 목적으로 하며, 전문 지식을 가지고 작성한 것이 아닙니다.
따라서 틀린 내용이 있다면 지적해 주시고, 도움이 될만한 내용이 있다면 보충도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1. 유압의 원리 [Hydraulic (하이드롤릭)]
"밀폐된 공간에 채워진 유체(변형이 쉽고 흐르는 성질의 액체나 기체)의 일부분에 압력을 가했을 때,
이 압력은 밀폐된 모든 면에 같은 크기로 전달된다는 원리."
검색을 통해 워낙 쉽게 얻을 수 있는 내용인지라 그림만 한장 붙여놓았습니다.
다만 위 그림에서 1의 힘을 가할 때 움직이는 거리에 비해 7의 힘을 내는 쪽의 거리는 매우 짧습니다.
따라서 저 7의 힘을 지속적으로 가할 수 있게하는 장치가 필요한데요, 바로 Pump 입니다.
2. 유압 작동에 필요한 것
[유압 패널 - 좌: B777 / 우: B737] 이 스위치들을 이용해서 유압 펌프를 작동시키게 됩니다.
하지만 말 그대로 펌프는 전기로 동작하는 모터입니다. 즉,
유압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전기 혹은 그에 상응하는 힘이
필요합니다. (위 그림에서 AIR라는 글자가 보이죠!!)
왼쪽의 그림은 간단하면서도 전체 유압 시스템에서 사용되는
모든 구성이 한눈에 들어오는 아주 잘 그려진 개념도입니다.
유압은 항상 왼쪽의 저장소에서 파이프를 통해 펌프로 유입되고,
필요한 곳에서 힘을 전달한 후 다시 저장소로 돌아오게 됩니다.
이때 저장소에 일정 수준 이상의 압력이 가해지지 않으면, 펌프가
필요로하는 만큼의 유액이 충분히 유입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유압은 항공기에서 비상시에도 유지되어야 하는 부분이기 때문에
중력만으로도 공급이 가능한 연료펌프나 자동차와는 달리 항상
저장소에 일정 수준의 압력이 가해지고 있어야 합니다.
그럼 위 그림을 따라 Pump → Control Valve → Actuator(Cylinder 부분) 순으로 계속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 Reservoir [rezərvwɑ:(r)] (레저보아) : 저수지, 비축통, (물/기름)탱크
3. Motor Pump
이 부분은 딱히 설명보다는 동영상을 보는 것이 더 재미있고 이해하기 쉬울 것 같아 그림과 영상을 많이 준비했습니다.
만약 유압 펌프에 대한 내용을 처음 접하는 경우라면 다소 몽롱하기도 하고(?) 잘 이해가 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해당 영상의 출처에서 다양한 방식의 펌프가 동작하는 모습을 관찰할 수 있는만큼 천천히 살펴보면 되겠습니다.
위 그림은 가장 보편적이고 실제로 항공기에서도 쓰이는 전류에 의해 회전하면서 유압을 발생시키는 피스톤 펌프입니다.
자세히 보면 ( ) 모양으로 펌프에 들어가는 부분과 나오는 부분이 따로 나뉘어 있습니다. 오일이 펌프로 들어오는 노란색
부분은 피스톤이 점점 뒤로 물러나면서 오일을 빨아들이고, 오일이 나가는 초록색 부분에서는 뒤로 물러나있던
피스톤이 다시 앞으로 나오면서 오일을 밀어내는 것이 핵심입니다.
4. Air Driven Pump (= Pneumatic/Bleed Air Driven)
위에서 본 Electric Driven 펌프와 달리 압축공기로 유압을 발생시키는 Pneumatic 펌프입니다. B747이나 B777등 대형기의
유압 패널에서 발견할 수 있는 스위치가 바로 이 펌프를 동작시키는 것인데, AIR 라고 적혀있습니다.
5. Control Valve
이 부분 역시 처음 유압에 대한 이해를 할 때 다소 헷갈리지만, 가만히 살펴보면 무척 재미있는 부분입니다.
펌프에서 발생된 유압은 항상 모든 방향으로 같은 압력을 가합니다. 따라서 사람이 직접 손으로 조작하든,
컴퓨터가 정해진 상태에 맞게 조작하든 유압의 흐름을 바꿔주어야 하는 부분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위 그림의 P는 펌프, T는 탱크(Reservoir), A와 B는 유압이 연결된 곳입니다. 양방향으로 동작이 가능한 펌프입니다.
가운데 보이는 부품이 손잡이를 따라 움직이면서 유압이 흐를 방향을 바꿔주게 됩니다.
6. Relief Valve (릴리프 밸브) & Actuator (액추에이터)
지금까지 대부분의 유압 시스템에 대해 살펴봤습니다. 하지만 유압 펌프는 전원이 공급되는 한 항상 동작하는데 반해,
유압의 힘으로 최종적으로 움직여지는 부분은 아무런 동작이 필요하지 않은 경우가 더 많습니다.
이럴 때 위에서 살펴본 밸브로 양쪽 유압을 다 막아버리면 어떻게 될까요?
다행히 이런 경우를 위해 유압이 일정 수준 이상으로 증가하면 그 압력에 의해 우회용 통로가 열리게 되고, 이곳을 통해
유액은 다시 보관소로 돌아가게 됩니다. 당연히 이 밸브도 다양한 방식이 존재하지만, 기본 개념이나 사용 목적은 같습니다.
위 그림에서 좌측 상단에 있는 통로가 Relief Valve 입니다. 이 장치의 원리는 사실 설명이 필요없을만큼 간단한데요,
자전거 바퀴에 바람을 넣는 펌프나 수조에 쓰이는 역류 방지장치 등 정말 많은 곳에서 발견할 수 있는 원리입니다.
A에서처럼 유압이 작용하지 않고 있을 때에는 '압축이 되지 않는 액체'를 이용하는 파스칼의 원리에 따라 통로 내부의 압력이
높아지게 됩니다. 미리 설계된 수준 이상의 압력이 Relief Valve에 가해지면 밸브가 자동으로 열리게 되고, 통로에 있던 유액은
계속 보관소로 돌려보내집니다.
하지만 B, C에서처럼 어떤 동작이 행해질 때에는 다른 부분으로 유압이 흘러감에 따라 통로의 압력이 다시 떨어지게 되고,
Relief Valve가 닫히면서 유압을 필요로하는 장치에 영향을 끼치지 않게 됩니다.
이어서 맨 아랫쪽의 기다란 피스톤이 보이는데, 바로 Actuator(액츄에이터) 입니다. 저 피스톤의 끝부분에 플랩이나 랜딩기어 등
큰 힘을 필요로하는 부분을 연결하는 것이지요. 지금까지 봐왔던 펌프와 밸브 등이 결국 이 장치를 움직이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7. ENG, ELEC, AIR, DEMAND Pump
위 그림은 B737의 유압 계통입니다. 아래의 유압이 연결된 장치들은 사실 이 글에서 중요한 부분이 아니기 때문에,
위쪽의 보관소와 각 펌프들의 명칭, PTU의 위치 등을 간단하게 살펴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737은 두 종류의 펌프만이 사용됩니다. ENG로 표시된 EDP(Engine Driven Pump)와,
ELEC으로 표시된 ACMP(AC Motor Pump - Electric Power Driven Pump) 입니다.
[좌 : 오버헤드 패널의 유압 스위치 / 우 : EDP의 위치]
EDP는 엔진과 물리적으로 연결되어 회전되는 펌프이며, 그 결과 열을 발생시키지도 않습니다.
B737의 시동절차에서 유압 부분에 두가지 특이한 점이 있는데요. 하나는 SYS A HYD 스위치 두개를 모두 끄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SYS A and B ENG HYD 스위치는 항상 켜놓는다는 점입니다.
우선 SYS A 스위치를 모두 끄는 것은 구형 737 기종의 경우 푸시백을 할 때 노즈기어가 움직이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지금은 그라운드 스태프가 안전장치를 체결한 후 이동하기 때문에 딱히 일부러 A 스위치를 끄지 않아도 되지만, 737-200처럼
초창기 기종은 유압을 따로 지상에서 차단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기 때문에, 반드시 노즈기어의 유압을 꺼야했었죠.
이후 별도로 유압을 차단할 수 있게 된 737-400의 체크리스트 및 메뉴얼에도 안전을 위해 이 과정이 포함되어 있었지만,
737NG로 넘어오면서부터 이 과정은 사라졌습니다.
다른 하나는 ENG PUMP 두개를 항상 켜놓는다는 점인데, 이는 앞서 언급한대로 Engine Driven Pump는 엔진과
기계적으로 체결되어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엔진이 멈추어 있는 상태에서는 어차피 동작을 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전원이 공급되지 않으면 항상 닫혀있는 Solenoid(솔레노이드) 벨브에 의해 유압이 차단됩니다.
위와같이, 해당 엔진의 시동이 마무리되고 (혹은 EEC의 제어를 통해서) 전원이 공급되면 밸브가 자동으로 열리게 되고 비로소
유압이 Actuator로 전달됩니다. 이러한 이유로 FCTM이나 튜토리얼 등에서도 ENG Pump는 항상 켜놓도록 명시되어 있습니다.
비슷하게 Engine Start 스위치도 같은 방식으로 동작하는데요, N2 RPM이 56% 정도가 되면 EEC가 Start 스위치를
붙잡고 있는 솔레노이드에서 전원을 제거하게 되고, 이에 따라 스프링에 밀려 스위치가 원래 자리로 돌아오게 됩니다.
ACMP는 전기의 힘으로 돌아가는 일반적인 펌프입니다. 하지만 전기를 사용하기 때문에 당연히 많은 열이 발생하게 되고,
이 펌프를 통과한 유액들은 연료 파이프 등을 통과하면서 온도를 식히게 됩니다.
위 그림은 B777의 유압 패널입니다.
기본적으로 위쪽 네개의 스위치는 메인 유압으로 사용되며, 아랫쪽의 DEMAND 펌프는 백업용 및 이/착륙 등 상황에 따라
자동으로 동작합니다. 737에서의 ELEC A, B 펌프는 사실, 777의 DEMAND 펌프와 같이 필요시에 동작하는 펌프입니다.
L/R ENG PRIMARY 펌프는 737의 ENG 펌프와 같습니다. L/R ELEC DEMAND 펌프는 L/R ENG 펌프의 유압이 낮거나,
이/착륙시, 혹은 L/R ENG 펌프의 유압 수준이 낮을 때 동작하게 됩니다.
C1/C2 ELEC 펌프는 전기모터로 동작하는데, C1/C2 펌프를 모두 켜진 상태라면 기본적으로 C1 펌프만 사용됩합니다.
C2 펌프는 지상에서 [한개의 엔진 제너레이터]가 동작하고 있거나, [두개의 외부 전원] 혹은 [한개의 외부 전원과 APU]가
연결되어 있는 경우에만 동작합니다. 엔진이나 그 외의 공급원으로부터 얻는 전원이 없으면 C2 펌프를 멈추게 하는 셈입니다.
같은 이유로 비행중에도 비슷한 방법으로 C2 펌프의 동작 여부가 결정되는데, [다른 ELEC 펌프가 모두 작동중]이거나
[한개의 전원만 공급되는 상황] 및 [제너레이터의 용량을 초과하는 경우] C2 펌프는 동작을 멈추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C1/C2 AIR 펌프는 앞서 소개했던 Pneumatic Pump로써, Bleed Air를 사용해서 동작하는 펌프입니다.
다른 DEMAND 펌프와 마찬가지로 필요시, 그리고 백업 용도로 사용됩니다.
결론은, DEMAND 펌프는 모두 필요시 자동으로 동작한다는 점입니다. 한번 살펴본 후 크게 신경쓰지 않아도 될만합니다.
8. PTU (Power Transfer Unit)
마지막으로 살펴볼 내용은 PTU라는 장치입니다. 이 장치는 두 펌프의 Shaft(축)가 함께 돌아감으로 인해,
한쪽 펌프의 유압을 다른 펌프에 전달해서 유압의 힘을 회전력으로, 혹은 반대로 전달하는 역할을 합니다.
(유압 → 회전력, 이 회전력으로 다시 펌프를 돌려서 회전력 → 유압 등)
위 그림은 맨 처음에 봤던 유압 그림과 비슷하지만 적혀있는 설명이 다릅니다.
우측의 회전축이 모터에 의해 회전하는 것이 아닌, 유압이 실린더로 들어오면서 피스톤을 밀어내게 되고,
그에 따라 자연스럽게 회전력(토크)가 발생됩니다.
한측 엔진의 유압만 가지고 기체의 다른 부분까지 조작을 해야하는 경우가 바로 PTU가 필요한 경우인데요, 가장 쉽게 떠오르는
경우는 역시 한쪽 엔진이 고장난 상황이겠죠. 한쪽 유압만으로 필요한 조작면의 조작을 해야 하는 상황 뿐 아니라, 이/착륙,
플랩의 상태 등 다양한 조건에 따라 PTU는 자동으로 작동 여부를 결정합니다. 참, 지상에서 한쪽 엔진만으로 택싱을 하는
경우도 빼놓을 수 없겠네요.
9. 기타
참고로 유압 용액으로 물이 아닌 오일이 사용되는 이유는 오일이 윤활 작용도 가능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물론 다른 이유도 많이 있을 것 같습니다. 온도라든지 휘발성, 점성 등등)
하지만 PTU를 통해 언제나 한쪽 유압만으로 모든 부분을 제어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일반적으로 상업용 항공기의 시동 절차를 보면 푸시백과 함께 진행시 우측 엔진의 시동을 먼저 수행하게 됩니다.
이는 우측 유압이 Normal Brake쪽을 담당하기 때문인데요, 플랩 및 스포일러의 일부분, Normal Brake/Alternate Brake 등
각각 한쪽 유압에만 단독으로 의존하는 부분도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B737의 경우 오른쪽의 Reservoir의 용량이 훨씬 더 큰데, 이는 SYS B 유압이 플랩의 동작을 담당하기 때문입니다.
SYS B 유압을 상실했을 경우 백업 유압 시스템으로 플랩을 운용할 수 있지만, 슬랫은 한번 전개한 후 다시 올릴 수 없습니다.
(백업 유압 시스템은 A, B 유압 시스템을 모두 사용할 수 없는 경우 동작하는 모터 펌프입니다.)
하지만 좌/우 독립적인 유압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좌/우 모두 유압을 공급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바로 스포일러입니다.
왼쪽 유압이 좌/우 일부 스포일러를 담당하고, 오른쪽 유압도 남아있는 좌/우 스포일러를 담당합니다.
(PTU를 통하는 것이 아닌 직접 파이프가 연결되어 있습니다.)
위에서 살펴본 7번 항목 737 기종의 그림을 다시 한번 살펴보면 파란색/노란색 동그라미가 함께 그려진 부분이 있습니다.
이 부분이 바로 PTU인데, SYS A는 왼쪽의 PTU 모터를, SYS B는 오른쪽의 PTU 펌프를 담당합니다.
참고로 에어버스 A320의 경우 오버헤드 패널에 PTU 스위치가 따로 존재하기도 합니다.
또한 실제 A320이 엔진을 스타트할 때 들리는 벨트가 당겨지는듯한 소리를 들어본 적이 있으실겁니다.
이 영상과 PTU 시뮬레이션 영상을 끝으로 글을 마무리하도록 하겠습니다.
사실 유압에 관한 내용은 이미 강좌라든지 튜토리얼 등에서도 자주 언급이 되었던만큼 크게 어려운 부분이 아니었고,
정말 중요한 부분은 과연 유압 펌프라는 것이 동작하는 원리에 대해 모르는 분이 더 많을 것 같다는 생각이 많았습니다.
따라서 기본적인 유압에 대한 설명 부분이 길어졌고, 상용기와 함께 비교해볼 수 있는 부분은 상대적으로 분량이 적었네요.
해당 내용을 처음 접하는분들 뿐만 아니라, 항상 지식에 목이 마른 분들에게도 작은 즐거움이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Daum FS'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재미로 읽는 출력 감소 이륙 절차 [2/2] (0) | 2014.08.13 |
---|---|
[스크랩] 재미로 읽는 출력 감소 이륙 절차 [1/2] (0) | 2014.08.13 |
[스크랩] 재미로 읽는 Air Conditioning (0) | 2014.08.13 |
[스크랩] PMDG 737NGX 재미있고 유용한 팁 모음 (0) | 2014.08.13 |
[스크랩] 737NGX 단축키 설정 (0) | 2014.08.13 |